<달콤한 로그아웃>

매일 아침, 폰의 알람 소리로 눈을 뜬다. 

그리고 허겁지겁 알람을 끄고 밤새껏 누가 카톡을 보냈는지, 부재중 전화는 없는지, 오늘은 얼마나 추울런지 등을 확인하느라 잘 짜인 알고리즘처럼 막힘없이 이리저리 손가락을 움직인다.

매일 밤, 모든 불을 끄고 폰에서 나오는 빛줄기를 이용해 어둠 속을 헤매지 않고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카톡을 확인하고 자려고 했지만 뭔가 아쉽다. 다시 폰을 켜 뉴스를 보고, 유튜브를 보고, 즐겨 찾는 사이트도 들어가 본다.

약 30분 정도 폰과의 눈 맞춤이 끝나면 드디어 눈을 감는다. 방금 본 내용이 머릿속을 휘젓는다. 

그 소용돌이 안에서 휘청휘청하다 어느 순간 잠에 빠진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스마트폰과 보낸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의 사람은 동의할 것이다.

시작과 끝은 물론, 하루종일 나와 제일 가깝게 지내는 놈이기도 하다. 공부하다가도, 일하다가도 폰이 어떤 신호를 보내면 일단 멈추고 확인해야 한다.

답은 안 할지 언정, 바로 확인하지 않고 참는 건 소변 참는 것보다 어렵다. 마치 "사이보그 처럼 스마트 폰과 혼연일체"가 되어있다.


독일 신문사의 문예부 기자인 저자는 과연 인터넷 없이 살 수 있는지, 산다면 어떤 일과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했다.

6개월간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생활을 하고, 일기 형태로 기록한 것을 책으로 낸것이 <행복한 로그아웃>이다.

단순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만 적는 일기가 아니다. 인문학적 요소들이 듬뿍 담겨져있어 유익했다. 거기다 유머감각까지 뛰어나다!!

무려 "신문사의 기자"인 사람이 인터넷을 쓰지 않고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는 해냈다. 

물론 일이 일인만큼 직장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포기했을 것이라고.. 


나도 요즘 너무 인터넷에 빠져 산다. 중독의 초기 증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폰이 반경 1m 이내에 없으면 괜히 불안하고, 내가 폰을 소지한 건지 폰이 날 소지한 건지 모르겠다.


폰 없이 지냈던 군인 시절엔 확실히 지금과 정신상태(?)가 달랐다.

나름의 스트레스가 있긴 했지만, 저자가 말했듯이 "그 어느 때보다 내 심리 상태는 평안 그 자체"였다. 

심심하면 항상 책을 읽었다. "더 좋고 더 빠른 기술을, 이 숨막히는 속도전을 우리에게 강요하지 않는" 독서 말이다.

책을 읽으니 진짜 "나"의 생각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당연히 늘 무언가를 썼다. 큰 의미가 있든 없든.


앞으론 IOT. 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이 이 세상을 잠식할 것이다. 잠식이란 표현이 거칠지는 모르지만, 나는 어울린다고 느낀다.

화면을 보아야만 들어 갈 수 있던 인터넷 세상. 이젠 정말 우리와 "혼연일체"가 될 것이다. 


디지털 삶과 아날로그 삶으로 이루어진 삶. 균형을 잘 맞춰 문제 없이 잘 사는 누군가가 있는 반면, 한쪽으로 치우져진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

나의 좁은 안목으로 본 세상의 흐름은, 디지털 삶을 더욱 중시한다. 중시한다고 해야할까, 어쨋든 이미 저울의 균형은 깨진 것 같다.

지금 내 삶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비율이 7:3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건진 모르겠지만.. 


인터넷을 아예 쓰지 않는다는 것은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포함해 모두 절.대 불가능하다. 

하지만 "횟수를 줄여서 잃어버린 주권을 회복하고" 싶다. 




달콤한 로그아웃

저자
알렉스 륄레 지음
출판사
나무위의책 | 2013-01-25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왜 나는 3분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걸까?” “왜 나는 휴...
가격비교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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